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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지중해’ 울고 영국 웃는다   2023년 10월

폭염·산불 기후재앙 휴가·삶터도 바꾼다


2023년 7월 지중해의 아름다움과 중세도시의 매력을 품은 그리스의 로도스섬이 산불로 잿더미가 됐다. 황급히 리조트를 빠져나오거나 공항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귀국행 항공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어지럽게 오버랩됐다. 휴가 여행의 낙원이라는 하와이 마우이섬도 올여름 화마의 제물이 됐다. 산불, 폭염, 홍수 등 기후변화는 관광지도마저 바꾸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후재앙이 닥치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미리 피신하려는 ‘신인류’도 적지 않다. 기후위기는 이제 추상적 경고가 아니라 일상을 바꾸는 현실이 됐다. _편집자


주자네 바이어 Susanne Beyer 등 <슈피겔> 기자



 

▲ 그리스 로도스섬의 일부가 2023년 7월 산불로 타버려 관광객들은 섬 해안에서 구조보트를 기다려야 했다. REUTERS



산불, 홍수, 해조 대번식 등 많은 관광객이 재앙의 여름을 겪었다. 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관광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지구온난화 시대에 앞으로 우리가 여행을 갈 수 있는 지역은 어디인가. <슈피겔> 편집부 기자들이 기후변화와 관광 연구 학계에서 나온 최신 정보를 한곳에 모았다.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서 휴가를 보내던 학술부 주자네 괴체 기자가 이 아이디어를 냈다. 2023년 7월, 고온에 시달리던 많은 관광객이 쾌적한 기온의 노르망디로 몰려드는 모습을 본 게 계기였다.


학교 방학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은 성수기 이후 휴가를 손꼽아 기다린다. 올리브나무가 줄지어 선 언덕, 강변 산책로, 고대 문명지를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지중해 해안으로의 여행 말이다. 알프스 목초지나 산중 오두막, 아니면 수정처럼 눈부신 호수들을 보러 오스트리아로 가도 좋을 것이다.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에 휴가를 가는 사람이라면 몇㎞나 펼쳐지는 백사장과 해안호, 폭포가 장관인 카리브해의 섬들을 찾아가 살사·맘보의 리듬과 소리에 취해볼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제 막 휴가 여행에서 돌아왔든, 곧 출발할 참이든, 한참 뒤에야 떠나든 어느 경우를 막론하고 많은 여행자에게 2023년 여름은 그야말로 ‘재앙’으로 기억된다. 여행에 대한 기쁨이 아무리 컸다고 해도 말이다.

그리스 남동부의 로도스섬 일부가 산불로 타버렸다. 2023년 7월, 관광객들은 꿈처럼 아름다운 섬 해안에 서서 구조보트를 기다렸다. 그들 뒤편에 시꺼먼 연기 기둥이 하늘로 솟아 올랐다.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노르웨이에서는 사람들이 홍수와 싸웠다. 마을이 물에 잠기고, 자동차며 건물의 일부가 거기 살았던 사람과 관광객들의 눈앞에서 둥둥 떠내려갔다.



 

▲ 2023년 7월 말 발생한 화재로 꿈의 휴가지인 하와이 마우이섬이 잿더미가 됐다. REUTERS



재앙의 여름


유럽 바깥의 세상은 또 어땠는가? 칸쿤, 툴룸, 코수멜 등 멕시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를 비롯해 자메이카, 쿠바, 바베이도스, 도미니카공화국, 플로리다반도까지 카리브해 최고의 관광 명소인 해안들에 모자반이라는 갈색 해조가 몰려들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 사태로 2023년 여러 번 피해를 봤다. 죽은 해조에서 나오는 가스는 호흡장애를 일으키고 썩은 달걀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 이 갈조류는 바다를 떠다니는 동안 비소를 축적해 육지에 당도한다. 죽어서 물밑으로 가라앉는 갈조류는 산호초를 파괴한다. 카리브해에서 수영하다가는 조류 쓰레기 카펫을 뚫고 가야 하는데, 기꺼이 헤엄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최근 뉴스로는 단연 하와이에서 일어난 산불 재난이 주목받았다. 휴가 여행의 낙원으로 꼽히는 하와이에서 말이다. 일부가 다 타버린 마우이섬에서 주민들이 잿더미 속을 헤매며 자신이 살던 집의 잔재를 찾고 있었다. 바로 연이어 프랑스 남부에서 찍은 사진이 시청자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여러 곳의 캠핑장에서 관광객 약 3천 명이 대피했다고 한다. 피레네 동부(프랑스 남쪽 스페인과 국경이 맞닿은 곳) 지역에선 수많은 나무와 덤불이 불길에 휩싸였다. 소방대는 비행기 13대, 헬리콥터 3대 그리고 소방대원 500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마우이에서도, 남프랑스에서도 기후변화로 화재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미 입증됐다시피 온실효과는 기온을 상승시키고, 그 결과 자연은 가뭄에 시달린다. 과거 녹색으로 뒤덮였던 지역이 휴경지가 되고, 거기엔 불붙기 쉬운 덤불과 죽은 나뭇가지가 모여 있다. 오랜 가뭄 뒤 작은 불꽃 하나라도 떨어지면 곧장 지옥으로 돌변할 수 있다. 바짝 말라버린 나뭇가지는 쉽게 불을 일으킨다.

오스트리아나 슬로베니아에서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홍수가 더욱 빈번히 발생한다. 지중해의 바닷물이 이상 고온에 도달함으로써 평소보다 훨씬 많이 수증기가 발생했다. 습기를 머금은 공기는 알프스산맥을 넘으면서 저기압 비구름이 되어 폭우로 쏟아져 내렸다. 8천㎞ 넘게 대서양 해안에 널브러진 갈조류 벨트는? 그 현상도 지구가 더워지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 악취를 풍기는 해조류의 성장이 더욱 촉진된다.

이렇게 화재나 홍수 같은 기후재난을 만나지 않은 경우라도, 2023년은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휴양지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에게 이전보다 훨씬 힘들었던 해로 각인됐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는 7월 기온이 무려 47도까지 올랐다. 극단적인 수치다. 낮에 거리로 나가는 것 자체가 위험한 온도였다. 이 섬의 해변을 거닐며 즐기는 시간은 낮에서 한밤중으로 바뀌었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7월 기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2023년 여름이 지나가면서 앞으로 여행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의문이 우리를 짓누른다. 누군가는 기후변화로 발생한 이 재앙에 일찌감치 반응하며 여행 태도를 바꿀까? 기후변화는 관광 지역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칠까? 큰 피해를 본 지역은 어떤 대비책을 마련할까? 그리고 정치는 과연 이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할까?

“관광업은 손상되지 않은 환경과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경관을 토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인문지리학자 니클라스 푈케닝은 강조한다. 그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학에서 기후변화에 적합한 관광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다 죽어버린 숲으로 누가 하이킹을 가겠는가? 홍수로 침수된 도시에서 한가하게 산책하거나 해일 속에서 수영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눈이 하나도 없는 산에서 스키를 타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인류가 앞으로 어떤 사태에 직면할지를 알아내기 위해 관광 및 기후 연구자들은 정보 교환을 하며 긴밀히 협조한다. 기후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기후예측은 경제 전문가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다. 관광산업이 전세계에서 긴요한 경제 분야로 꼽히는 까닭이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발표에 따르면,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 관광업은 세계경제 총생산량 중 10% 이상을 차지했다. 휴가 및 업무 여행자한테 거둔 수익은 약 1조달러에 이르렀다. 대략 3억3400만 개의 일자리가 직간접으로 관광업에 연결됐다. 2014~2019년 전세계적으로 일자리 다섯 중 하나는 여행·관광업계에서 창출됐다.



 

▲ 카리브해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관광명소인 해안들에 갈색 해조 모자반이 몰려들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멕시코 칸쿤의 해변가에 쌓인 모자반. REUTERS



관광국가, 기후변화에 촉각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기에 급감했던 매출은 여행 제한이 해제되면서 신속히 회복됐다. WTTC는 2022년에 관광 분야가 다시 세계 국민총생산(GNP)의 약 7.6%라는 실적을 올렸고, 3억 명 가까운 인원이 관광업과 직간접으로 연결된 일자리에 채용됐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중국과 그 밖의 나라들이 마지막 제한마저 해제한 지금, 세계는 휴가 붐을 경험한다.

타이, 뉴질랜드, 그리스, 오스트리아, 도미니카공화국, 바하마, 몰디브 등은 관광사업이 그 나라의 중요한 수입원이다. 이 나라들의 운명은 전적으로 기후변화가 앞으로 여행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렸다.

문제는 기후변화와 극한 기후의 사건들이 어느 정도로 상호작용을 하는지다. ‘귀인과학’(Attribution Science)은 특히 이 점에 주목한다. 이 분야의 학자들은 극한 기후 사건의 발생 가능성이 기후변화로 더 높아졌는지를 연구한다.

마리암 자치아리아는 이 분야 연구자들의 자율적 네트워크인 세계기후특성(WWA)에서 활동하는 기후 전문가다. <슈피겔>의 요청으로 그는 2023년 7월 시칠리아에서의 극심한 더위가 역사적으로 비교해볼 때 여전히 정상 범위 안에 있는지, 다시 말해 기후변화와 연관성이 있는지, 아니면 혹서의 원인이 지구온난화 때문인지를 계산했다. 이 연구에는 70년 넘는 과거 기상 데이터베이스가 사용됐다.

시칠리아의 경우 이 계산에서 나온 결과는 명확했다. 7월 말 평균 고온은 38도였다. 이는 1950년보다 2도 정도 높은 온도다. 폭서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은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는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극한 고온 사태가 얼마나 자주 닥칠지도 연구자들은 상당히 정확히 예상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와 중동 지역에서 기온이 50도 이상인 날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 기상청이 발표한 한 연구보고서에는 “그 가능성이 10배에서 1천 배까지 된다”고 나와 있다. 이 결과는 2023년 봄에 <네이처> 자매지인 기상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파트너 저널>(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실렸다. 연구 대상이 됐던 12개 지역 중 스페인 남부부터 튀르키예를 거쳐 튀니지에 이르는 지중해 지역에서는 이번 세기 말까지 생명을 위협하는 고온 현상이 매년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섭씨 50도에서 인간은 병이 들 뿐 아니라 탈진해 쓰러진다. 이는 지난 몇 번의 혹서 사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변화는 관광업에 무엇을 의미할까? 기후연구가 니콜레타 앙카 마테이는 관광-기후 지수를 사용해 기후변화가 불리하게 작용할 지역과 유리하게 작용할 지역의 모델을 만들어냈다. 이에 따르면 “한 예로 남스페인의 한여름은 2023년에 이미 20년 전 한여름보다 훨씬 매력 없는 양상을 보였다”고 한다. 그 사태는 앞으로 더 악화할 것이라고 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직 적극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독일여행협회 같은 관광업계가 제시하는 데이터나 관련자들 이야기에 따르면 놀랍게도 일반 여행 경로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하르츠응용과학대학의 관광연구자 하랄트 차이스는 “오랫동안 몸에 익은 행동양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햇살 좋은 해변에서 패키지 서비스를 즐기던 사람이 갑자기 노르웨이의 하이킹 휴가를 예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세계적 여행사인 투이(TUI)는 대화재 직후 관광객들의 계약 변경으로 텅 비었던 그리스 로도스섬의 숙박시설이 빠르게 다시 예약으로 꽉 찼다고 보도했다. 지중해는 여전히 독일인들이 애호하는 휴양지로 남아 있었다. 설령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더라도, 중요한 것은 어쨌든 모래와 해안 그리고 햇빛이니 말이다.

비키니, 티셔츠, 짧은 바지를 입는 사람에게 더위는 일단 아주 위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같은 38도라도, 냉방장치가 돼 있고 수영장이 달린 해변 호텔에서 지낼 때와 꽉 막힌 도시에서 아크로폴리스로 달려 올라갈 때 사람들이 체감하는 기온은 완전 다르다”고 여행사 투이의 언론담당자 아게 뒨하우프트는 덧붙였다.

관광객들이 기후변화에 더디게 반응하는 것이 그 이유 때문일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위탁으로 ‘기후변화가 관광 수요에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 연구’를 진행했던 학자들은 이를 시사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기온이 평균 1.5도 높아질 경우 여행자의 태도는 전체적으로 볼 때 평균치에 별 변화가 없다. 하지만 지역을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면 상당히 큰 이동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고 이 연구의 저자 마테이는 지적한다. 연구 대상인 총 269개 지역에서 기후변화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난 지역은 모두 77곳이었다.

다만 이런 영향이 1년 내내 감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절에 따른 추이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학자들은 예상한다. 여름 몇 개월 동안에는 그리스 남부나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로 여행하는 이가 최대 7%까지 감소할 수 있다. 반면 봄과 가을에는 해당 지역의 관광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




 


유럽 남부로 여름 여행 감소


마테이는 스페인 세비야에서 근무한다. <슈피겔>과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방의 냉방장치 소음이 들렸다. 그는 지금 바깥 기온이 40도라며 냉방장치가 없다면 연구는 물론 생각도 제대로 할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거리와 광장 곳곳에 ‘혹서 주의’ 경고판이 설치됐단다.

기후-관광업 연구에서 마테이는 여러 시나리오를 계산해냈다. 이미 지중해 연안 지역에 찾아온, 그리고 2030년대 초에는 전세계적 현상이 될 수 있는 1.5도 정도의 온건한 지구온난화부터 급기야 3~4도 상승의 온난화까지 말이다. 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우에 따라 금세기 후반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이미 결정된 기후보호 대책이 지켜지지 않거나 지금보다 더 퇴보한다면 말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극한 더위가 세비야뿐 아니라 지중해 연안 전 지역에서 사람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마테이는 예측한다. 그렇게 되면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지중해 지역으로 가는 관광객 수가 연평균 약 10% 줄고, 반면 영국 일부 지방에서는 그 수가 16% 증가할 것이다.

휴가 여행의 흐름이 북부 쪽으로 이동하겠지만 속도는 아주 느릴 것으로 마테이는 예상한다. 앞에서 예로 든 극단적인 4도 기온 변화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은 여름 기간에 관광객을 최고 30% 잃을 수 있다. 이 경우 관광객들은 아마 2월엔 코트다쥐르(프랑스 남동부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로, 여름방학에는 스웨덴 북부로 휴가 일정을 잡을 것이다.

그렇다고 북부 지역들이 좋아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아우크스부르크대학의 인문지리학자 푈케닝은 경고한다. ‘발트해가 새 지중해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그는 회의적이다. 그렇게 되면 발트해의 수질은 현저히 나빠지고 호수들은 수온이 너무 올라가 생태계가 망가지면서 독성 녹조류가 번식할 것이다.

오스트리아와 알프스 국가들에서의 겨울휴가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은 현재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스위스 연방 연구기관 ‘숲·눈·경관 연구소’(WSL)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가 탄소배출량을 확실히 줄이지 않으면 해발 1200m 이하 지역에서는 두껍게 깔린 천연 눈담요를 장기간 볼 수 없다. 많은 스키 관광객이 지난 크리스마스와 섣달 그믐 휴가 기간에 이미 그 상황을 부분적으로 체험한 바 있다. 언덕이 모두 녹색 잔디로 덮이고, 그 사이사이에 인공설이 마치 혓바닥처럼 모습을 보이던 스키장의 광경 말이다.

기계에서 쏟아내는 인공눈 없이는 스키장 운영이 불가능해진 지 오래됐다. 지난 30년간 인공눈 사용은 스키 시즌을 연장하는 효과까지 불렀다. 오스트리아에선 이 기간이 평균 39일로 추산된다. 정교한 정보기술(IT) 제어 눈 관리 시스템의 도움으로 스키 리조트는 영상의 기온에도 고객에게 슬로프를 마련해줄 수 있다. 다만 인공눈은 생태학적으로 논란의 대상이고 생산원가도 높아 이제 사용 한도가 정점에 이르렀다. 지구온난화로 알프스 산림의 습도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해발 1800m 아래에 자리잡은 스키장들에서는 인공눈을 사용해도 스키를 타기가 점점 더 불가능졌다. 반면 해발 2천m 이상 슬로프에서는 온난화가 더 진행되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발표한 바 있다.



 

▲ 관광객들이 2023년 8월 그리스 낙소스섬의 플라카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지중해 지역에 폭염이 이어지면서 관광국가인 그리스는 기후변화 피해를 크게 볼 것으로 예측된다. REUTERS



 

▲ 겨울 스키 휴가지로 유명한 오스트리아는 기후온난화로 적설량이 현저히 줄었다. 2023년 1월 오스트리아의 한 스키장에서 인공눈으로 만든 좁은 슬로프를 내려오는 스키어들. REUTERS



낭비할 시간 없다


이 외의 지역에서도 기후변화의 결과가 관광업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 다각도로 고려하고 있다. 푈케닝은 “시간을 조금도 낭비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나중에 대가를 크게 치러야 하므로” 호텔 경영자들과 지방자치단체는 당장 대응에 나서라는 이야기다. 집과 보행로에 그늘을 만들어 뙤약볕이 직접 내리쐬지 않도록 하거나, 건물 안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단열재를 써서 열을 좀더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등의 일이 말하자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보호 대책이 될 것이다.

화재생태학자 요한 게오르크 골다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독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을 거쳐 러시아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화재 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다. 특정 목초 지역에서의 방목, 덤불을 중장비로 납작하게 누르기, 방화선 구축 등이 그것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길이 계속 번져나갈 ‘연료’를 미리 제거하는 방식이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전세계에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산에는 폭우가 내린 뒤 등산객이 미끄러져 추락하지 않도록 지반을 안전하게 다져놓아야 한다고 푈케닝은 말한다. 그는 태양전지 등을 이용해 전기충전이 어디서나 자유롭게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비상시 대피 계획 같은 위기관리 능력도 평소에 키워놓기를 권했다. “어떤 장소가 아무리 많이 피해를 봤다 해도 여행 중에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일만큼은 분명히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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