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手作]일상을 선물하는 / 표선희, 목공예가

단단하고 따뜻하며 배려 깊은 나무, 그것을 통해 내가 가졌던 첫 느낌은 군더더기 없는 편안함이었다. 쉼 없는 활동으로 굳게 자란 나무들은 생명력을 잃고서도 우리에게 또 다른 쓰임새로 탄생한다. 필요로 할 때 생기는 쓰임새보다 쉽게 사라지지 않을 일상의 오브제로 나무가 죽은 뒤에도 새로운 시작의 숨을 불어 넣고 싶은 마음이 나의 시작이 되었다.

나무는 같은 수종이더라도 갖고 있는 무늿결이 마치 사람의 지문처럼 모두 다르다. 또 자라온 지역과 부위에 따라 밀도와 질감, 컬러 등 모든 점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디자인으로 완성된 작품이더라도 각각이 갖고 있는 패턴이나 느낌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어 나타난다. 일상의 오브제부터 가구 또는 외부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나무로 표현되는 분야를 다양한 시선으로 즐길 수 있다. 나무를 다루는 일은 크게 목공이라 칭하며, 구분을 짓자면 집을 짓는 대목수와 가구를 제작하는 소목수가 있다. 그 안에서 나의 작업은 나무를 통해 일상을 채워가는 소품을 제작하는 작업 중 우드 카빙이라고 하는 목공예다.

우드 카빙은 수공구로 나무를 조각함으로 본래의 형태를 덜어내어 알맞은 모양새를 갖춰가는 작업이다. 나무를 조각하는 것은 경험하지 못한 만큼의 단단함을 여러 과정을 통해 기본 틀을 마련한 뒤 수공구로 한 결 한 결 조각하는 것인데, 작품을 제작할 때 나무의 성질과 부분에 따라 규칙적인 패턴도 규칙을 벗어나는 때를 종종 마주한다. 우리가 원하는 모양새로 만들고자 하지만, 갖고 있는 나뭇결과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여 그들에게 맞춰 급하지 않게 다루어야 온전한 작품으로 완성할 수 있다. 그에 따른 치밀한 계산과 많은 에너지, 그리고 숨을 멈추는 섬세함까지 요구하는 작업이다. 그래서 나는 작품을 제작할 때 목재를 고르고 완성에 이르기까지 매일이 다른 일상을 마주하며 좋은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내게 또 하나의 선물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나무로 말미암아 풍요로워지고 나무와 같이 있을 때 행복을 느낀다.

그로 인해 감성, 생각, 습관, 가치관들이 채워져

그것이 나무와 함께 어우러질 때,

풍부한 나를 표현해준다.

학창 시절, 입시 미술을 경험했던 나는 아르누보(art nouveau) 양식을 모티브로 하여 새로운 예술이라는 의미를 담아 부아누보(bois nouveau)’라는 명칭의 시리즈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사람이 만들어낸 가공품과 달리 자연 그대로의 산물을 재료 삼아 오브제를 완성함으로써 디자인은 자연에서 온 그것들의 형태를 보이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모든 작업의 디자인은 꽃잎, 나뭇잎, 물방울, 새의 깃털 등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본 떠 나만의 디자인으로 오브제가 완성된다.

그러한 작품들은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며 오랜 시간 그것을 즐길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대부분 테이블웨어와 가구 등 일상의 사소함을 카빙을 더해 단 하나뿐인 작품으로 완성한다. 특별하지 않은 나무로 특별한 오브제가 되었을 때 우드 카빙은 작품을 바라보는 이에게 좀 더 유니크하면서도 단조롭지 않은 일상을 선물하는 의미가 된다.

우리들의 어쩌면 가장 가까운 벗으로 존재하는 나무는 사람의 손에서 완성되기 이전에 이미 이 세상 단 하나뿐인 소중함으로 존재하며 그가 가진 모든 걸 아낌없이 내어준다. 나는 작품을 통해 나무가 존재하는 시간만큼 일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무한한 생명력으로 쓰임새 좋은 오브제를 만들며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나의 작은 작품들을 통해서라도 우리 삶에 스며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출처] 월간에세이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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